협력 게임의 한계를 넓히겠다는 일념으로 도전적인 시도를 거듭하는 게임사가 있다. 그들은 ‘협동 게임은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다’라는 개발 철학을 바탕으로, 고난도 협동 슈팅 게임이라는 흔치 않은 장르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웨덴의 개발사 ‘10챔버스’의 이야기다.
10챔버스는 ‘울프 안데르손’, ‘사이먼 비클룬드’를 비롯한 ‘페이데이’ 개발진이 설립한 회사다. 그들은 2019년 10챔버스의 첫 작품으로 하드코어 협동 슈팅 ‘GTFO’를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전적인 난이도로 구성된 하드코어 협동 게임 ‘GTFO’는 현재까지도 공식 디스코드 서버에서 큰 규모의 충성 팬층이 형성돼 있다.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코옵 게임이라 불릴 정도인 ‘GTFO’
그리고 2023년 12월, ‘페이데이’와 ‘GTFO’로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아낸 신작 <덴 오브 울브즈>의 개발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다. “코옵(Co-Op)은 우리의 DNA”라 외칠 정도로 협동 게임에 진심인 10챔버스. 그들은 <덴 오브 울브즈>를 통해 다시 한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덴 오브 울브즈>는 근미래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협력 슈팅 게임이다. 페이데이 개발진이 모인 회사답게 이번 작품 또한 하이스트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전적인 하이스트 게임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세계관에 공상과학적인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게임 플레이에도 이를 적절히 녹여냈다.
▲ <덴 오브 울브즈>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로빈 비요르켈’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세계관은 ‘매트릭스’, ‘인셉션’ 등에서 영향을 받은 사이버펑크적인 형태다. <덴 오브 울브즈>의 이야기는 2030년 전례 없는 AI 기반의 사이버 어택에서 시작된다. 해커들은 AI 기반 사이버 공격으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타격해 시장과 정부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런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은 태평양의 한 섬에 전략적 요충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인간의 두뇌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전송 및 저장 기술을 개발해 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완벽한 보안을 갖춘 IT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 그곳은 바로 ‘미드웨이 시티’.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활약할 무대이기도 한 곳이다.
▲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설명
▲ 게임의 배경이 되는 ‘미드웨이 시티’
참고로 미드웨이 환초는 실제로 있는 섬이다
10챔버스 공동 창업자 ‘사이먼 비클룬드’는 이전에 미드웨이라는 가상의 도시를 디자인하면서 ‘공각기동대’나 ‘블레이드 러너’같은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기에 미드웨이는 국가에 버금가는 수준의 메가시티이자 모든 규제가 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로 완성됐다.
게임 속 세상을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자됐다. 큰 규모의 세계관 뿐만 아니라, 도시를 형성하는 브랜드와 기업에 대한 독립적인 배경 이야기까지 세세하게 채워나갔다. 이런 이야기의 존재가 게임 플레이에 강한 목적을 부여하는 장치로 작용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 10챔버스의 공동창업자 ‘사이먼 비클룬드’
<덴 오브 울브즈>는 ‘페이데이’ 개발진의 작품 답게 ‘하이스트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이어간다. 주인공은 미드웨이 시티에서 활약하는 범죄 기업가다. 결코 정의로운 존재가 아닌, 오로지 이해 관계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그런 냉철한 인물로 그려진다. 10챔버스 측은 이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범죄적 욕구를 해결해 주는 악당 포지션의 인물”이라 설명했다.
산업 스파이로 활동하고, 기업에 방해 공작을 펼치고, 고위급 간부를 암살하고, 프로젝트를 탈취하는 등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온갖 범죄에 몸담게 된다. 특히 <덴 오브 울브즈>는 카지노나 은행을 터는 고전적인 형태 위주였던 기존 하이스트 게임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범죄 행위를 선보일 예정이다.
▲ <덴 오브 울브즈>의 주인공은 윤리나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악당이다
▲ 장벽을 펼쳐 총알을 막아내는 등, 미래 기술이 연상되는 기믹도 존재한다
가장 특징적인 요소로는 ‘다이브’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인간의 뇌를 활용하는 미드웨이 시티의 보안은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완벽한 방어를 자랑한다. 이를 돌파하고 뇌 속에 저장된 데이터를 빼내기 위해 플레이어는 다이브라는 기술을 사용해 인간의 신경망을 직접 해킹한다.
다이브가 시작되면 초현실적인 필드에 돌입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그곳에서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 해킹을 완료해야 한다. 10챔버스 측은 다이브를 ‘한계가 없는 자유’에 비유했다. 말 그대로 온갖 시도를 다 해볼 수 있는 환경인 만큼, 다이브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요소들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 ‘다이브’ 중에는 초현실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난이도는 너무 어려웠던 전작 ‘GTFO’를 교훈삼아 이번에는 더 많은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출 예정이다.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난이도는 ‘GTFO’의 최대 특징이지만, 동시에 호불호가 강하게 나타나는 요소이기도 했다.
과금 모델로는 DLC를 통한 추가 콘텐츠나 코스튬 같은 소액 결제 상품만 제공한다. 특히 Pay to Win 요소는 철저히 배제한다.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식 출시에 앞서 스팀 얼리 엑세스로 먼저 선보일 예정이지만, 정확한 출시 일정은 내부적으로 게임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한 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덴 오브 울브즈>는 풀 프로덕션(Full Production, 본격 제작) 단계에 돌입했다. 게임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질적 개발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게임 엔진도 작년 말에 출시된 유니티 6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안정화 작업도 순조롭게 마친 상태다.
▲ 작년 12월에 공개된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영상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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