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일정 때문에 힘들게 왔더니 질문도 몇 개 안 받고 지금 뭐하자는 거죠?"
행사 시작 30분 만에 Q&A를 끝내려 했을 때 기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소 성급하게 진행했던 간담회 프로그램이 기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모양새다.
사실 오늘 간담회의 키워드는 포켓몬 고(Pokémon GO)가 아닌 지도 반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포켓몬 20주년이 되는 2017년보다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개시한 포켓몬 고의 일정이 화를 자초한 듯하다.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도 나이언틱 데니스 황 아트총괄 이사는 "퍼블릭 데이터"만을 강조했다. 이전에 정부와 구글 사이에서 지도 반출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시기가 있었고, 확실하게 매듭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선행 출시된 게임이 국내 서비스를 확정 지었을 때 으레 등장하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질문보다 지도 반출과 협의, 합의를 종용하는 듯한 뉘앙스의 질문만을 던져 간담회 분위기는 급속도로 싸늘해지기도 했다.
2017년 1월 24일 정식 서비스 개시라는 소식보다 '기존에 할 수 있었음에도 지금 이렇게 출시한 이유'와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포켓몬 고를 어떻게 정상적으로 서비스할 것인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일반적인 게임 행사와 달리 다양한 미디어와 기자들로 취재 열기는 뜨거웠지만, 게임보다 게임 외적인 것에 대해 유별난 관심을 보였던 나이언틱의 기자 간담회.
행사에 취재를 온 한 기자는 "간담회보다 청문회에 가까웠다. 이쯤 되면 굳이 포켓몬 고의 한국 서비스가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잘못을 인정하라는 뉘앙스의 질문이나 공개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를 언급하는 것이 무슨 간담회냐!"라고 말했다.
정동진 기자(jdj@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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